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낼은 말복이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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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손석민 작성일03-08-14 00:00 조회1,68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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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곳은 여기보다는 시원했으면 좋겠는데.

형!
나 그냥 형이라 부를께

형한테 몇번이나 글을 쓰다가 "동지나 열사"는 어찌보면
살아있는 우리가 자기 죄를 스스로 감하려는 안쓰러운 호칭인거 같아서......

단 한번도 만나서 서로 이야기 해본 적은 없지만
같은 일로 고민하고
잘하면 같은곳에서 일하다 힘들땐 같이 'sifal'하고 내뱉고 담배 한 모금 빨고 누런이 드러내고 웃을수 있었던 공단인으로서 형이라고 부를께
이해하지^^?

그러고 보면 우리들은 고객한테 욕 하나는 푸짐하게 얻어먹어 필히
장수할거라고, 그래야 한다고 믿었는데...


형!
나 요즘 너무 아파
형의 뼈는 이미 음지로 들어갔다는데...
형은 결코 바보가 아닌데...
형은 오히려 남아있는 우리를 걱정했는데...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어
하루에도 몇번이나 휘청거리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놀라
이러면 안되는데
이러면 안되는데

미안해 형

그냥 다 미안해...





지금 우리모습 지켜보고 있지?

...미안해

형이 진정으로 바란건 이런 모습이 아닐텐데
누구나 다 알면서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죄를 짓는
과정이라선지 서로를 할퀴고 자신의 비겁함을
상대에 대한 손가락질로 가리고 있어



우리 잘 할께
이기적이고 멍청하고 미련하지만
형의 바람들 결코 잊지않고 작은 걸음이나마 앞으로 디딜께

혹시나
우리중에 무릎이 꺽이고 숨이 가빠오는 자에겐
형의 용기로 일으켜 세워줘

끝까지 부탁이라고?

미안해
하지만 반드시 해 내고 싶어

비록 형하고 떨어져 있지만 서로 기억하고
형도 마음편히 눈감고 우리도 가슴열고 미소지을 수 있는 그런 날들을...



오늘은 비가 오려나 밤하늘 별들이 하나도 안보여

저 구름 뒤에는 분명히 있는데





형이 우리들 곁에 있듯이

                              미안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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