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적폐의 상징이었던 성과연봉제 인센티브가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결의를 통해 공공연대기금으로 다시 태어난다. 공공·금융부문 노동자들이 반납한 성과연봉제 인센티브로 출범한 ‘공공상생연대기금’(공공연대기금) 재단은 ▲비정규직·저임금 노동자 및 자녀 장학사업 등 사회적 격차 해소 사업, ▲일자리 매칭과 비정규직 제도개선 연구 등 사회적 책임과 연대 사업 ▲지역사회 소통 및 무료 상담 등 사회공공성 강화 사업을 수행하게 된다. 공공상생연대기금 설립 추진위원회(위원장 이병훈)는 7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발기인대회를 열고 재단 출범을 공식 발표했다. 공공연대기금의 출발은 지난해 박근혜 정부의 성과연봉제 강제도입 정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부는 공공·금융부문을 대상으로 개인별 성과연봉제 도입을 요구했으나, 우리 노조가 함께 하고 있는 양대노총 공공부문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철도노조 74일 총파업·금융노조 9.23 총파업·기재부 앞 68일 노숙투쟁 등 격렬한 투쟁을 진행한 바 있다. 저성과자 해고를 합법화하고 공공기관의 공공성을 말살시킨다는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주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과정에서 전경련을 비롯한 재벌대기업들이 정권에 저성과자 해고 도입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사실로 드러나기도 했고 촛불혁명의 기폭제 역할을 하기도 했다 당시 정부는 노조 동의 없이 이사회에서 의결만 해도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것으로 간주하고 그에 따른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노동자들은 차라리 이를 받지 않겠다며 계속해서 싸워왔고,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정부는 성과연봉제 폐기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공대위는 “성과연봉제 도입 인센티브 1,600억원을 전액 환수하고, 비정규직 처우개선, 공공부문 청년 고용 확대 등 공익목적으로 사용할 것”을 요구 한 것이 공공연대기금의 시작이다. 공대위는 이후 부당 인센티브를 어떻게 공익 목적으로 사용할 것인지 학계, 시민사회 등과 논의한 끝에 사회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공익재단을 설립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사회공공성이란 그동안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주요하게 요구해온 가치로, 정부를 대신해 시민들에게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기관들이 이윤보다 공공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공공성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는 다짐이자 그런 관점에서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지향하는 방향성을 함축한 개념이다. 공대위는 4개월여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공공기관 경영진·시민사회의 뜻 있는 인사들을 규합해 지난달 17일 공공상생연대기금 설립 추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그리고 이어 이날 열린 발기인대회에서 재단 설립을 공식화하게 된 것이다. 참석자들은 선언문을 통해 “공공성은 먼 미래에나 현실화될 추상적인 목표로만 존재했지만 오늘 발기인대회는 그 구체적인 실현을 위한 시작”이라며 “노·사·공이 함께 하는 공공상생연대기금은 한국사회가 공공성의 가치를 제대로 마주하고 그 실현을 위해 진지하게 노력하는 첫 걸음”이라고 밝혔다. 또 “공공부문 정규직-비정규직 간의 연대로 우리 안의 사회적 차별부터 해소해 나가고, 취약·소외계층과의 사회적 연대로 한국사회의 경쟁지상주의를 허물어 나가며, 최종적으로는 사회공공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함으로써 한국사회가 모두 함께 공존·공생하는 사회로 발전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기인대회에서는 노동계 대표 5명·사용자 대표 4명·공익 대표 6명이 이사로 선임됐으며, 공익대표 이사 중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가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공공상생연대기금은 내년도 사업안 수립·사무실 공간 확보 등 제반 준비를 거쳐 11월 중 공식 출범식을 개최하고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