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파업·공동투쟁 사업장 인터뷰> 김태균 공공운수노조 서울교통공사노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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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5-01-09 15:30 조회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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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 서울교통공사노조가 12월 6일, "안전한 사회, 평등한 일상, 윤석열 퇴진"을 내걸고 총파업을 예고했다.
준법투쟁과 대시민 선전전 등 총파업 태세를 가다듬고 있는 김태균 공공운수노조 서울교통공사노조 위원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공공운수노조 서울교통공사노조 김태균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서울교통공사노조에 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김태균 공공운수노조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위원장 입니다.
서울교통공사노조는 지난 2018년, 서울시 지하철 양대 노조인 서울지하철노동조합과 서울도시철도노동조합이 통합하여 출범한 서울교통공사 대표노조입니다. 전국 철도지하철노조협의회와 서울시 투자기관 노조협의회의 주축이자 최대 지방공기업 노동조합이기도 합니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의 열기 속에 결성된 서울지하철노조가 그 출발이니 올해로 37년의 족적을 남기고 있습니다. 지하철은 다양한 직종, 직렬로 구성되어 있는데 크게 기술, 역무, 승무, 차량 분야로 나뉘고 노동조합 조직 체계도 그에 따라 4본부 87개 지회 체제로 결성되어 있습니다. 저는 열차를 정비·검수하는 군자 차량사업소에 1992년에 입사하여 올해로 33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Q. 현재 총파업 준비 상황 및 향후 일정 브리핑을 부탁드립니다.
A. 지난 11월 18일 쟁의찬반투표를 마치고 오는 12월 6일을 파업 디데이로 공표했습니다.
올해 노동조합은 정말 다사다난한 일을 겪어왔습니다. 연초부터 구조조정 강행 이슈가 현장을 휘감고 있었고, 근로시간면제제도 위반을 빌미로 한 전례 없는 무더기 해고 사태 속에 집행부가 출범했습니다.
6월에는 전기직종 조합원이 작업 중 목숨을 잃는 산재 사망 사고가 발생해 현장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경영책임자 처벌 투쟁을 벌이는 와중에, 한 달 만에 또 한 분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산재 사망 사고를 겪기도 했습니다. 서울지노위에서 해고자들 전원에게 부당해고 판정을 내렸지만, 말 못 할 고초 속에 지내오던 해고자가 복직 일주일을 앞두고 세상을 떠나는 비극도 있었습니다. 이렇듯 파업을 결정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조합 간부들의 헌신적인 현장 조직화로 파업 채비는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전 역사 대자보 부착, 열차 소자보 부착, 역사 내 대시민 선전전도 연일 지속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교섭은 재개될 예정이지만, 노동조합 요구에 대해 뚜렷한 입장 변화가 없는 한 파업 열차는 12월 6일 단호한 출발을 알리게 될 것입니다.
▲11월 19일 서울시청 앞, 공공운수노조 서울교통공사노조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 보고 및 총력투쟁 선포 기자회견>
▲12월 6일(금) 10:30, 공공운수노조 서울교통공사노조 <이제 결판 내자! 12.6 총파업 승리 결의조합원 총회>(총파업 출정식) 포스터
Q. 이번 서울교통공사노조의 파업 주요 요구안은 어떤 내용인가요?
쟁의 찬반율 및 총파업 예고 후 현재 현장 분위기는 어떤지 공유 부탁드립니다.
A. 지난 8월부터 4차례 본교섭, 15차례 실무교섭을 진행했으나 ▲구조조정 철회 ▲안전을 위한 신규인력 채용 ▲2호선 1인 승무제 도입 중단 ▲부당 임금 삭감 문제 해결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이 해소되지 못해 최종 결렬되었습니다. 쟁의찬반투표 결과 70.5% 찬성으로 가결되었으며 노동위원회 조정 중지 결정으로 파업권을 확보한 상황입니다.
현장은 불안과 분노가 상존해 있습니다. 인력감축·구조조정을 강요하는 서울시의 강압으로 신규채용 절차마저 올스톱된 상황입니다. 정년퇴직자가 빠져나갈 내년 초부터 극심한 인력난이 예고 되어 현장의 불안이 켜켜이 쌓이고 있는 가운데, 사측은 위험천만한 2호선 1인 승무제 도입까지 강행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총인건비제도의 한계 속에 정부 인상 지침조차 지켜지지 못하고 임금 삭감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상황이 이어져 분노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교통공사노조 총파업 대시민 스티커/역사 대자보
Q. 지난 8월 서울지노위의 판정을 통해 노조 간부를 향한 서울시 및 서울교통공사의 부당해고가 인정됐습니다. 그러나 복직을 앞둔 전 기술본부장님의 부고 소식에 다들 참담한 심정이셨을 것 같습니다. 파업에 나서는 결의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A. 오랜 장례투쟁 끝에 고인에 대한 명예 회복 조치가 어느 정도 이뤄졌습니다. 그렇다고 유명을 달리한 고인이 다시 우리 품으로 돌아오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생각하면 비통하고 또 비통하기만 합니다. 노동조합 해복투 사무실에서 늘 웃음 지으며 인사하던 고인의 얼굴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고인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서울시와 공사 측의 가혹한 노조 탄압과 보복 해고가 빚은 비극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과 같은 노조 탄압, 노조 간부에 대한 보복성 징계·괴롭힘이 이어지는 한 제2, 제3의 비극과 불행은 또다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노동조합 탄압의 칼끝은 구조조정·노동조건 개악의 걸림돌 제거에 있음이 명백합니다. 고인을 기억하되, 추모로만 그쳐선 안 될 것입니다. 고인이 염원했던 안전한 일터, 노동 존중의 현장을 향한 투쟁으로 중단없이 이어가야 고인의 한을 풀고 떳떳하게 추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10월 15일 서울시청 동편, <故 박ㅇㅇ 동지 명예회복, 노조탄압 분쇄! 임단투 승리를 위한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총력 결의대회>
▲6월 17일 서울시청 앞, <산재 사망 책임 회피 규탄! 서울시·공사의 사과, 재발 방지 촉구!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기자회견>
Q. 지난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공공운수노조의 <공공성·노동권 현안 관련 국민인식조사>(시민 1,250명 대상) 가 발표되었습니다. 응답자 82.7%가 “지하철 내 강력범죄 예방과 안전 강화를 위해 비용이 들더라도 안전인력을 더 충원해야 한다”라고 답했습니다.
A. 솔직히 말씀드려 생각보다 높은 호응이 나와 조금 놀랐습니다.
덧붙여 보겠습니다. 서울시는 효율화의 미명 아래 2호선 1인승무제 도입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대구지하철 참사 이후 1인승무가 ‘사고를 참사로 만든 원인’이라는 사회적 여론이 부각되어 1인승무제에 대한 시민의 우려와 불안은 매우 높습니다. 몇 년 전 공공운수노조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시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수도권 시민의 72%가 “지하철 1인승무 체계가 불안하다”라고 답했으며 응답자의 88%는 “지하철 2인 승무를 법제화해야 한다”라고 답했습니다.
일련의 여론을 보면 세월호, 이태원 참사뿐 아니라 노동 현장에서 줄 잇는 산재 사망사고에 대한 국민적 경각심과 안전 사회에 대한 열망이 드러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오세훈 시장이 똑똑히 보아야 할 것입니다. 오세훈 시장은 요즘 여론 조작 의혹에 연루되어 곤욕을 치르고 있는데, 가감없는 시민의 마음이 담긴 진짜 여론을 직시할 자세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11월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공공운수노조 공동파업·공동투쟁 돌입 기자회견> 퍼포먼스로 공개된 "공공성·노동권 현안 관련 국민인식조사"(시민 1,250명 대상) 요약 모습
Q. 윤석열 정부의 전방위적인 노동조합 탄압의 국면에서 공공운수노조의 공동파업·공동투쟁이 가지는 사회적 위상에 관해 의견 부탁드립니다.
A. 고용노동부 장관을 자처하고 있는 자가 최근 “공공운수노조가 경제와 일상생활을 볼모로 예고한 공동파업은 국민의 공감을 받을 수도 없고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역설적으로 국가의 ‘경제와 일상생활’을 떠받치고 있는 주역이 우리 공공운수 노동자임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으로도 읽힙니다. 엉망이 된 경제와 불안으로 점철된 일상, 이를 볼모로 잡고 나라를 농락하고 있는 자들은 과연 누구입니까?
한국 노동운동은 독재 권력에 맞서 가장 먼저 싸우고 가장 마지막까지 저항해온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퇴행의 한국 사회를 멈춰 세우고 바로잡아야 할 역사적 책임도 우리 노동자에게 있습니다. 공공부문의 진짜 사장이 정부라고 한다면, 공공기관의 존립 목적인 공공성과 시민의 일상?안전 보호 등 사회적 책무를 망가뜨리는 악덕 사업주에 맞선 저항과 투쟁은 정당한 것입니다.
Q. 파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일이나 조합원들의 응원 메시지는 어떤 것이 있었을까요?
A. 사실 같은 이슈, 같은 쟁점으로 3년째 파업을 결의하고 있습니다. 지난 2년, 실제 파업에 돌입하기도 했습니다. 조합원들이 지칠 만도 하지만 어찌 보면 노동조합 간부보다 먼저 힘을 내고 있다고 봅니다.
현장활동을 하다 만난 저연차 젊은 조합원은, 입사하기 전엔 노조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조합원이 되고 보니 단체행동 하나하나가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걸 느끼게 됐다고 합니다. 지금 지하철 역 각지에서 매일 시민 선전전을 집단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엊그제 입사한 청년들부터 백발이 희끗한 중년 조합원까지 어우러져 함께하고 있는 사진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올해 퇴직하는 선배 조합원도 보이길래 전화드렸더니 ‘곧 퇴직하는 몸이지만 남아있을 후배들을 생각해 마지막으로 하는 거다’라고 하더군요.
Q. 마지막으로 우리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에게 하실 말씀이나 결의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저희 지하철 노동자들도 출퇴근할 때, 나들이할 때 지하철을 이용하는 한 시민인 것처럼, 서울시민의 발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노조의 투쟁은 곧 이웃과 동료 시민들의 일상과 안전을 지키는 것과 직결됩니다.
또한 우리 사회의 공공성·노동권을 확대하기 위한 투쟁은 공공운수노조의 핵심 투쟁과제이기도 합니다. 다시금 25만 공공운수노조 모든 조합원의 힘과 마음을 연결하는 공동투쟁으로 퇴행의 시대에 경종을 울리고,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외면한 정권에게 단호하게 ‘레드카드’를 치켜 세울 수 있도록 함께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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