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인천공항지역지부 정안석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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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4-08-05 11:40 조회3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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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백패커라는 TV 예능 프로그램에 인천국제공항이 소개되었다.
남들 휴가 갈 때 힘들게 일하는 공항 노동자들에게 점심을 대접하고 인천공항을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정작 식당에 들어와서 먹는 노동자들은 항공기 기장, 정장을 입은 직원, 항공사에 소속된 정비직원 정도였다. 인천공항의 업무를 소개하는 영상에도 항공 관제사, 마약 검색견, 대테러 대응반 등 공항을 생각하면 뻔히 떠오르는 직종 들 뿐이고 캐리어를 운반하고 비행기로 옮기는 과정도 사람 손을 안 거치고 AI 시스템이 자동으로 해주는 것처럼 연출했다.
출연자들이 누비며 감탄을 한 깨끗하고 화려한 공항이 어떻게 유지되는지 그 많은 비행기와 승객이 시간 오차 없이 이동할 수 있는지 프로그램이 끝날 때까지 알 수 없었다.
하루 평균 몇십만 명이 이용하고 외국인이 원더풀이라며 감탄하는 국뽕 세례와세련된 디자인의 유니폼 물결만 보이고 정작 인천국제공항을 움직이는 에너지인 노동자들은 어디에도 없었다.
지금 인천공항지역지부 노동자들은 코로나 시국 때 감소했던 인력이 복구되지 않아 살인적인 노동강도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올 10월 4단계 준공 개항으로 면적과 이용객이 늘어가게 된다. 그런데도 공사는 인력 충원 대책을 안 내놓고 있다.
지난 30일 인천공항지역지부는 인력 충원과 교대제 완료,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하루 경고파업을 했다. 지부는 모회사인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자회사들의 입장 변화가 없다면 8월 2차 파업에 돌입한다고 예고했다.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을 위해 올해 투쟁을 개시한 인천공항지역지부 정안석 지부장을 만나봤다.
인천공항지역지부 정안석 지부장
-자기소개와 현장에서 어떤 일을 하셨는지 말씀해주세요
인천공항지역지부 지부장 정안석입니다. 2007년부터 인천공항에서 일했습니다. 항공기가 계류장에서 진입을 하면 브리지가(이동 탑승교) 항공기에 붙는데, 그걸 유지 보수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비행기가 이착륙할 때마다 수백 개의 탑승교에서 계속 데이터가 와서 서버에 저장이 되는데, 저는 그 서버를 관리하는 일을 하고 했어요. 유지 보수 업무는 장애가 나면 바로 가서 조치하는 일입니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태풍이 불어도 밖에서 일해야 하는 게 힘들었어요. 일하다 사망한 현장 노동자도 있었습니다. 탑승교 바퀴가 사람 몸 만한데 그걸 교체하는 과정에서 바퀴가 터져서 사고가 났던 거죠.
-백패커라는 예능 프로그램에 인천국제공항이 나왔습니다. 시청자들은 휴가철에 인천공항 노동자들이 고생할 거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 자회사 노동자들의 입장에서 이 프로그램을 보고 현실을 어느 정도 반영했는지 보시며 어떤 생각이 드셨는지 궁금합니다.
탑승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업무의 특성상 정해진 식사 시간이 따로 없고 게이트 스케줄에 따라 짬이 날 때 식사를 하러 가야 합니다. 바쁜 스케줄로 짬이 안 나면 식사를 거르는 일도 발생합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여유롭게 식사를 즐기는 모습은 우리의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었습니다. 바쁜 스케줄로 식사도 제대로 못하는 탑승교 노동자들은 자괴감마저 들었다고 합니다.
-최근 국회에서 열린 ‘인천공항공사 자회사 노동자 인력 부족 실태 증언대회’에서 공개된 자료를 보면 코로나 사태가 한창인 2020년보다 현재가 인원이 더 적습니다. 공항공항 운영에 대해서 잘 모르더라도 코로나 때 멈췄던 해외여행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거라는 거라고 짐작합니다. 게다가 올해 10월 인천공항 4단계 준공도 완료된다고 들었습니다. 현재 조합원들이 처한 현장 상황과 그럼에도 인력 충원이 안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여객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로 현장 노동자들의 과업 피로도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3조 2교대 주주야야비휴의 근무로, 연속적인 야간근무를 수행하면서 늘상 긴장 상태로 지냅니다. 특히 야간 근무 시 새벽에 일어나 근무하는 습관으로 쉬는 날에도 밤에 숙면하지 못하고 새벽에 자꾸 깹니다. 그로 인해 일상적인 긴장 상태로 잠을 충분히 잘 수가 없으니 ‘번아웃증후군’으로 인한 심한 피로감 및 무력감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피로감과 무력감은 인천공항을 이용하시는 승객분들에게 즐거운 여행이 되실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으며, 안전사고 위험 또한 증가하는 원인이 됩니다. 인천공항공사는 4단계 공사가 완료되면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여객이 연간 7천 7백만 명에서 1억 6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이직률이 높고, 그로 인해 노동 강도가 더욱 높아지는 악순환에 더해 4단계 인원 충원 계획이 오리무중이니 답답할 노릇입니다. 모회사인 인천공항공사는 자회사 노동자들의 인력충원 문제는 소관이 아니라고 미루고, 3개 자회사는 모회사 눈치만 보는 상황에서 인력 충원없이 4단계 오픈이 되면 노동자의 안전은 물론이고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전세계 시민들의 안전도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아찔합니다.
공항 설비 업무
운송 업무
-인천공항지역지부는 7월 30일 하루 경고파업을 했습니다. 7말 8초가 보통 여름휴가 피크시기인데요 이때 파업 날짜를 정한 이유는?
7월 30일 1차 파업에 참가한 환경미화 조합원들이 외친 말이 있습니다. “현장에서 죽을 바엔 우리는 여기서 죽겠다!” 그만큼 살인적인 노동환경이라는 말입니다. 지금도 정원대비 현원부족으로 죽을 둥 살 둥 일을 하고 있는데, 4단계 공사 완료로 연간 1억 여객 시대가 조합원들에게는 자랑이 아닌 공포가 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런 현실을 바꾸고 노동자·시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파업에 나섰습니다.
-지부의 요구사항과 현재 교섭 상황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사측은 어떤 입장인가요?
지부는 노동자·시민 안전을 위해 인천공항 4단계 인력충원과 4조2교대 교대제 완료 및 노동자 처우개선이 시급함을 알리고 있습니다. 공항공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에 의거 귀 단체의 사용자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인력충원 등 요구사항에 대하여 귀 단체와 협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하지만 4단계 개항으로 인천공항의 면적과 여객은 대폭 늘어나는데, 현장 인력증원 계획이 전무한 것은 큰 문제입니다. 기존 인력 쪼개기, 노동자 쥐어짜기 꼼수 운영은 위험천만한 선택입니다. 검증되지 않은 디지털 AI 스마트 시스템 도입으로 여객 1억 명 시대를 열겠다는 것도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국민들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처사입니다. 인천국제공항은 다중의 시민이 이용하는 공공시설입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공공기관의 책무를 다하여 4단계 확장에 따른 합리적 인원을 조속히 충원해야 합니다. 4단계 인력충원 과정에서 모·자회사와 현장 노동자간의 소통도 필수적입니다. 그러함에도 불통으로 일관하는 공항공사 측의 태도에 안타까움을 금하기 어렵습니다.
-인천공항지역지부 쟁의기간에 여행이나 출장 때문에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있을텐데요. 공항을 이용하면서 조합원들한테 응원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붉은 투쟁 리본을 달고 있는 우리 조합원들에게 따뜻한 인사를 건네주시면 큰 응원이 됩니다. 더불어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등으로 시민들의 피드백을 자랑삼는 인천공항공사에 따끔한 한마디를 전해주셔요. 큰 힘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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