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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94% 찬성율로 공공운수노조에 가입하는 라이더유니온 구교현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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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3-04-09 22:41 조회8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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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정한 배달 노동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힘차게 활동해온 라이더유니온이 공공운수노조 가입을 결정했다. 라이더유니온의 미래를 결정하는 3기 임원선거와 함께 진행된 공공운수노조 가입 여부 조합원 총투표 결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가입 안건이 투표자 94%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정부발 노조혐오 확산의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찬성으로 민주노조를 선택한 배달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라이더유니온 구교현 위원장을 만나 들어봤다.




- 라이더유니온의 공공운수노조 가입 총 투표가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됐습니다. 25만 공공운수노조의 새 식구가 됐는데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예상보다 많은 지지에 놀랐습니다. 그간 오랜시간 토론 과정이 있었고, 반대의견도 꽤 있었던 터라 솔직히 개표직전까지 걱정하긴 했거든요. 이번 결정은 일단 뭘 해도 같이한다는 공동체의식이 우리 노조 안에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배달노동이 점차 열악해지는 상황에서 노조가 힘낼 수 잇는 길을 선택한 것이라 생각하기도 하고요. 함께해주신 조합원들, 연대해주신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라이더유니온은 플랫폼 노동자가 다수인 배달 라이더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위해 싸워온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라이더유니온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2019년 노조 출범이후 첫 성과는 플랫폼사 부당행위를 개선한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배민의 경우 과거엔 출근예정시간을 지키지 않을 경우 벌금을 부과하는 정책이 있었는데요. 사측은 노조의 문제제기 후 이를 폐기했습니다. 쿠팡은 산재보험 가입조차 거부하고 있었는데 이것도 바꿨고요. 절차에 따른 노무관리, 앱 운영 개선 등의 성과도 있었습니다.

이후 2021년 11월에 노동부로부터 노조법상 노조로 인정받게 됐습니다. 노동부에선 전속성 문제를 들어 각종자료 요구하고 결정도 미뤘는데요. 그간 노조가 꾸준히 제기했던 배달노동자의 종속적 노동현실과 특고노동자들의 오랜 기간 투쟁에 힘입어 노동부도 결국 라이더유니온을 법내 노조로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법내 노조가 된 후 지역의 일반배달대행 업체와 교섭을 진행했습니다. 배민쿠팡과 같은 큰 플랫폼은 대도시에만 있고 전국적으론 동네마다 배달대행업체가 있는 상황이고, 업체에는 각종 불법부당행위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경남창원, 경기안산에서 지역의 중견업체와 협약을 맺고 노조인정, 복지제도, 배달료 기준 등을 만들었습니다.

제도적으로 가장 큰 변화는 산재보험 전속성폐지였습니다. 기존 산재보험에는 월 소득 115만원 이상을 벌거나 93시간 이상 일하는 플랫폼에서 일하다 사고 날 경우에만 산재가 적용됐는데요. 그러나 보니 복수의 플랫폼을 쓰다 전속성 기준 미달되는 플랫폼에서 사고 날 경우엔 산재가 적용되지 않았던 겁니다. 전속성 때문에 산재 제외된 배달노동자 사례를 들고 투쟁하는 과정에서 정부와 국회가 이를 수용하게 됐습니다. 그간 특고노동자들이 오랫동안 요구했던 것에도 힘 입기도 했었고요.


▲ 공공운수노조와 민주노총의 역사가 담긴 조형물 앞에 선 구교현 위원장, 라이더유니온의 가입은 민주노조 운동과 라이더유니온 모두에게 의미가 남다르다

- 공공운수노조에 가입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 우리사회는 코로나를 겪으며 배달이 사회적필수노동이라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집 밖을 나올 수 없는 상황에 처한 시민들에게 배달노동이 없었다면 생존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이기도 했으니까요. 지자체에선 공공배달앱을 운영하고 있기도 한데요. 배달플랫폼이 많은 시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만큼 공익성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배달노동은 일종의 공공적 성격이 있습니다. 노동자 안전과 권리에 있어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의 역할도 필요한 것입니다.

더불어 배달은 물류산업 전체에서 가장 마지막에 위치합니다. 물류산업 전반의 영향을 받는 것입니다. 물류기업들은 플랫폼이 가장 먼저 전면화 된 배달의 사례를 토대로 자신들의 전략을 수립해 갈 것입니다. 저희 노조의 역할 뿐만 아니라 물류산업노조 공동의 대응이 필요합니다.

이런 이유로 공공운수노조 가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공공운수노조가 그간 비정규직-특고노동자 운동에 주력해 온 점, 실제 현장에서 연대하면서 형성된 신뢰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 노조를 설립하고 지금까지 화물연대본부나 공공운수노조와 많은 연대사업을 벌여오기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억나는 사업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었을까요?

= 서울경기를 비롯해 인천, 대전, 광주, 부산에서 공동캠페인 사업을 벌인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지역 조합원들은 노조활동 경험이 없다보니 노조활동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거든요. 공공운수노조 지역본부에서 캠페인, 기자회견, 단체교섭 등 지원해 주시면서 조합원들이 자신감 얻게 되었고요. 이 과정에 대전 광주에서 지부결성도 이뤄냈습니다.

안전운임제를 걸고 화물연대 택배지부와 공동집회를 개최한 것도 의미있는 활동이었습니다. 청와대 앞에서 공동집회 후 여의도까지 함께 행진을 벌였었는데요. 우리의 권리를 위해선 연대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라이더유니온의 투쟁과제를 설명하고 있는 구교현 위원장

- 플랫폼 노동은 윤석열 정부의 반노동 정책에 가장 큰 피해를 볼 업종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라이더유니온의 당면한 투쟁과제는 무엇인가요?

= 현 정부는 플랫폼기업에 어떤 룰도 적용하려하지 않습니다. 정부입장은 자율규제라 해서 이해당사자간 합의해서 규제하라는 입장인데, 이건 책임을 떠 넘긴 것으로 밖에 볼 수 없습니다. 노동자 안전에도 관심이 없습니다. 안전대책을 강화하기는 커녕 중대재해법을 과잉입법이라며 무력화 할 생각만 하고 있는 상태죠. 그런 상황에서 플랫폼기업은 이윤추구에만 몰두하고 있고 라이더는 생존경쟁에 내몰린 상황입니다.

라이더자격제와 같이 배달산업의 기준을 만들어야 합니다. 면허 보험 교육 등 자격 갖추고 안전을 지키며 일하는라이더들은 제대로 보호하는 정책이 필요한 것입니다. 무자격 업체의 난립을 방지하기 위한 배달대행사 등록제도 필요하고요. 전국의 배달노동자가 몇 명인지 조차 모르는 상황에선 어떤 정책도 효과를 발휘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올해 부터 라이더유니온은 라이더자격제를 요구할 계획입니다.



- 투쟁과제를 쟁취하기 위한 가장 큰 걸림돌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 무엇보다 플랫폼사의 정책이 가장 큰 어려움입니다. 플랫폼사는 어마어마한 대체인력 확보한 상태라 노조가 요구를 관철시키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노동자 조직화와 더불어 플랫폼 스스로도 입직요건을 높일 것 요구할 계획입니다. 지금처럼 면허도 없고, 보험도 없고, 오토바이는 처음 타본 사람도 당장 배달일을 할 수 있는 환경에선 사고가 끊이지 않고 계속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안전에 대해선 플랫폼사도 정부도 근본적으로 부정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안전보장대책의 차원에서 우리의 권리를 요구해 나갈 계획입니다.

- 노조 혐오가 만연한 세상입니다. 그럼에도, 노동조합이라는 방법을 선택하고 노동조합을 통해 노동현장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 이유가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 노동조합 이외에 다른 방법이 있을까요? 노동자 권리를 위해선 노동조합만큼 강력한 방법은 없을 것입니다. 많은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하고 있으니 가장 강력한 연대가 가능하고, 노동조합에는 그간 여러 노하우가 쌓여있으며, 실력있는 선배활동가들도 많습니다. 정부와 기업이 노조혐오를 조장하는 이유는 그만큼 노조가 힘이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죠.

더불어 노동조합이 사회적으로 더 큰 지지를 얻기 위해선 노조 내부적으로도 여러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대 노동현안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내부에서 치열하게 토론하고 핵심의제를 잡아 힘을 집중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보다 민주적이고 열린 문화를 형성해나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라이더유니온도 한 주체로서 성실하게 역할을 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라이더 유니온이 직접 제작한 조직화 라이더 자켓(?), 다음 민주 라이더는 바로 당신

- 공공운수노조 전체 조합원에게 꼭 하실 말씀이 있다면 마지막으로 부탁드립니다.

= 라이더유니온은 노동환경의 여러 변화상황에 놓여 있는 노동조합입니다. 플랫폼자본의 실험공간이기도 하고요. AI를 통한 노동통제가 이뤄지는 곳이기도 합니다. 사업장을 넘어 일하는 노동자들이 지역을 중심으로 모여있는 공간이기도 하고요. 극도의 불안정성이 있지만 한편으론 그런 걸 견디며 일한다는 동료의식이 있는 곳입니다. 라이더유니온에서 어떤 모델을 만들어 갈지가 앞으로의 노동운동에서 주요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운동에 대해 공공운수노조 조합원 여러분들께서도 함께 지켜봐 주시고 마음 나눠주시길 바라겠습니다. AI를 활용한 첨단 노동통제에 대한 대응, 안전하게 일할 권리, 사업장을 넘어선 노동운동, 모든 노동자의 노동법을 만드는 운동을 공공운수노조가 대표할 수 있도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가 역할 하겠습니다.

#그럼에도_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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