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근로복지공단지부 박선혜 지부장 “험난하지만 지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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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3-06-19 23:13 조회8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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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근로복지공단지부 박선혜 지부장 “험난하지만 지치지 말고”
정부와 여당이 최저임금을 직종과 지역으로 차등 적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며 노동자들의 투쟁이 예고되고 있다. 끊임없이 노동자들을 나누고 분리하려 하는 정부와 자본의 공세에 우리 노동자들은 무엇으로 맞서야 하나? 공공운수노조에도 적지 않은 최저임금 사업장들이 있다. 공공기관에도 존재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려 근로복지공단지부 박선혜 지부장을 만났다.
- 선전실 : 안녕하세요. 공공운수노조 조합원 동지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박선혜 지부장 : 네. 저는 근로복지공단지부 4대 지부장 박선혜라고 합니다. 2대 집행부 때 콜센터, 시설, 미화 직군이 공무직으로 입사하면서 조직을 확대하는 사업을 맡아 했고, 이후 2019년 통합노조로 출범할 때 참모 역할을 수행해 왔습니다. 현재, 저 포함해 노조 간부들은 현장에서 일반조합원과 같이 근무하면서 타임오프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선전실 : 그럼 지부 설립 초창기부터 노조 간부 활동을 이어오신 거네요?
= 박선혜 지부장 : 지금까지 활동했던 이력을 거슬러 올라가면 1대 조직부장, 조직국장, 2대 연대사업국장, 연대사업부위원장, 3대에서는 사무처장, 수석부위원장의 역할을 했고 지금은 지부장(지부 위원장)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선전실 : 근로복지공단지부 조합원들이 어떤 업무를 하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 박선혜 지부장 : 저희 지부는 직렬이 다양합니다. 업무들은 크게 6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피보험자 자격관리업무를 하는 근로자 정보조사원, 일용직 근로내용 신고 입력 업무를 담당하는 근로자 입력원, 보험사각지대해소를 위한 두루누리 지원에 따른 사업장 가입을 담당하는 보험가입조사원, 각 지사의 부속실과 4대 접수 업무를 담당하는 사무원, 콜센터와 시설, 미화 등 여러 업무를 담당하는 조합원들이 모두 함께 조합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선전실 : 2017년에 노조를 설립하신걸로 알고 있습니다. 노조 설립 당시 상황이 어땠나요?
= 박선혜 지부장 : 근로복지공단 근로자정보조사원은 2014년 기준으로 보면 계약직으로 공개 채용되어 하루 5시간 근무를 했습니다. 1일 5시간 근무하는 『단시간근로자』 라는 이유로 식대가 없었기에 사비로 밥을 사먹는 상황이었습니다. 업무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신고 마감일을 넘겨서 처리하게 되면 신고한 사업장의 보험료 부과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근로자 정보조사원은 5시간 이상의 시간 외 근무를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지사에서 제일 늦게 퇴근하는 날도 많았습니다.
- 선전실 : 채용 공고 시에 그런 노동조건임을 고지하지 않던가요?
= 박선혜 지부장 : 근로자 정보조사원의 채용공고에는 1일 5시간의 근무시간과 30분 이상의 휴게시간을 부여하고 근무시간은 협의가능하다고 명시하였으나, 실상 오전/오후 교대근무를 강요당하고 있었고 업무량은 5시간안에 처리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고 있었습니다.
- 선전실 : 당연히 정규직과의 차별이나 불합리한 대우도 많았을 것 같습니다.
= 박선혜 지부장 : 저희한테 나오는 부서비도 책정되지 않아 지사에서 간식포함해 회식까지 소외되면서 야간근무하는 정규직 직원들이 저녁식사하는 것까지 보면서 배고픔과 서러움을 참아가면서 일을 해야만 했습니다. 처우는 너무 열악해지고 일만 하다보니 급기야 근로자정보조사원들은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했고 서로의 업무, 지사에서 받고 있는 처우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어요. 당시 정규직노조 위원장 및 간부들한테 우리들의 처우에 대한 열악한 현실을 알리고 노동조합에 가입하고자 정규직 노조의 문을 두드렸으나, 정규직(일반직)노조는 무기계약직을 같은 공단의 직원이 아니라며, 노동조합 가입을 거부했었죠. 근로자 정보조사원은 14년 채용 당시 기본급에 130%책정되어 급여를 받고 있었으나, 15년도 부터는 기본급에 116%, 16년는 기본급에 106%로 해서 17년도에는 최저시급 100% 급여를 받게 되면서 울분과 서러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이후 2017년 고용보험 피보험자 자격관리 이관 시에도, 산재보험의 자격관리 업무를 맡고 있던 근로자정보조사원 180명을 포함하여 활용한다고 하면서 업무는 같이 하되, 고용센터 상담원들만 정규직 전환(제한경쟁)의 기회를 부여하여 근로자 정보 조사원을 경쟁에서 아예 배제되면서 가슴의 한을 여러번 새기게 됐습니다.
- 선전실 : 정규직 노조 가입이 좌절되고 난 후 공공운수노조에 가입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 박선혜 지부장 : 2017년에 정규직 노조의 위원장과 집행부가 바뀌면서 다시 한번 노조 가입의 문을 두드렸으나, 정규직 노조 대의원대회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17년도 6월 10일 공공운수노조에 가입하고 근로복지공단 고용정보지부로 출발하게 됐습니다.
- 선전실 :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텐데 그때 당시 기억나는 일이 있을까요?
= 박선혜 지부장 : 노동조합이 뭔지 아무것도 모르던 그때에 차별적이고 말도 안되는 열악한 현실에 아파해주고 위로해주신 많은 분들이 계셨고 그런분들 중에 한분의 소개로 민주노총 공공운수에 문을 두드렸습니다. 동료들과 직접 방문을 했었는데 그 당시 겨울이었어요. 대림동 철노회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사무실을 찾아가는 길이 너무 춥고 배고팠던 기억이 납니다.(웃음) 마음적으로 저희는 기댈 곳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 선전실 : 대림동 노조사무실 첫인상이 인상적이네요(웃음), 노조 설립과정은 순탄했나요?
= 박선혜 지부장 : 우리는 뭉쳐야 한다는 걸 실감하면서 노동조합에 대해서 여기저기 사전조사도 해야 했고, 전국에 조합원이 있다보니 교통 중간지점인 대전에서 모임을 자주 가졌습니다. 개인 휴가를 내서 다니게 되다보니 우리들의 움직임이 포착되어 공단에서는 동향 파악을 시작했고 지사에서도 노동조합을 설립하는 대표자가 누구인지 알아보려는 시도도 있었습니다. 저의 성격을 아는분들은 앞장서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조안도 하셔서 그때 당시 마음적으로 두렵기도 했었어요. 노동조합 설립을 앞두고 처우개선에 대한 호소문을 작성해 공단 직원들한테 알렸고, 각 지사 정규직 노조의 대의원들을 일일이 찾아가 읍소도 했었어요. 저도 부산에서 서울을 여러번 왔다갔다 했던 기억이 나는 걸 보니 설립하기 전에 사람들을 모으고, 만나고 참 많은 일들을 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는 따로 노동조합을 설립하는 것보다는 정규직 노조의 울타리 안에서 함께 했으면 하는 마음이 컸던 것 같습니다.
- 선전실 : 그럼에도 민주노조 건설을 선택하시고 공공운수노조의 지부로 출범을 하셨습니다.
= 박선혜 지부장 : 2017년 6월 10일 토요일 우여곡절 끝에 대전 민주노총 강당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했었습니다. 처음 설립하면서 조합비가 없다보니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주말을 반납하고 각자 교통비를 부담하면서 전국 각지에서 모였고, 특히 아이 돌봐줄 사람이 없어 아이와 함께 참석한 조합원도 몇 명 되었습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면서 난생 처음 팔뚝을 흔들었고 다들 어색해서 서로를 보면서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부설립증 앞에서 우리는 사진을 찍었고 한마음으로 출발하게 되었죠.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그때의 여운과 감동이 남아있습니다.
- 선전실 :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있다면 어떤게 생각나시나요?
= 박선혜 지부장 : 물론 공단 사측에 대한 원망이 컸습니다. 고용노동부, 기재부로 이어지는 구조 때문에 어쩔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도 알지만 채용한 노동자들의 책임은 1차적으로 공단에게 있다고 본다. 당시에는 차별적인 처우에 대한 한이 많아서 나오라는 집회에 모두 나가서 울분을 쏟아내곤 했습니다. 개인휴가를 거의 다 조합활동에 쓸 정도로 조합원들만 보면서 버텨온 것 같습니다.
- 선전실 : 노동조합 활동을 하게 되면서 여러 가지 변화된 것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것이 있을까요?
= 박선혜 지부장 : 노조가 만들어지고 나서 차별적인 처우에 맞서 차별시정 대표소송을 2018년 5월 2년6개월 간의 길고 긴 싸움으로 일부 승소했습니다. 복수노조인 지부는 단체교섭권이 없었으나 공단 대표노조에서 공무직에 대한 임금협상을 할수 있도록 위임을 받아 교섭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22년 차별철폐 성명서와 직군별 차별철폐 결의대회를 주관해 진행하면서 노동조합에서 제가 하고 있는 역할이 커지고, 조합원들이 믿고 따라와 주는걸 보면서 막중한 책임감도 느낍니다.
- 선전실 : 지부장님 개인의 삶에서도 노동조합으로 인한 변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박선혜 지부장 : 잦은 출장으로 집을 비우는 일이 많아지고 가정에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기족들에게 미안하고 죄책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함께 마음을 나누고 어려운 시절을 같이 겪으면서 활동했던 몇 명의 간부들과 내부갈등이 발생해 지부는 혼란에 빠진 적이 있었어요, 살면서 처음으로 겪었던 엄청 힘들었던 시기를 겪고 나니 마음적으로 더욱더 단단해졌고 어떠한 시련이 오더라도 흔들림없이 노동조합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졌습니다.
- 선전실 : 최근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업종별 차등 적용 등 개악이 시도되고 있어서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근로복직공단지부도 기본급차원에서 최저임금 적용 사업장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사업들을 하고 계신가요?
= 박선혜 지부장 :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필수인력인 공단 내 공무직 노동자들이 최저임금이 아닌 생활임금이 되도록 처우개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대국회 사업을 통해서 우리들의 처우개선 필요성에 대해 알리고 생활임금 반영을 요구하고 있고 유사 공공기관 공무직들의 처우를 파악해 함께 연대해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 선전실 : 근로복지공단같은 공공기관에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이 있다는 사실이 의아한 사람들이 있을것 같습니다. 저임금 구조가 변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 박선혜 지부장 : 저희 공무직들은 서로 다른 사업비에서 인건비를 받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사업비 구조에서는 예산을 증액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기재부의 예산통제로 인해 필수인력인 최저임금 받는 노동자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예산구조가 고착화돼있습니다. 22년 공기업 준정부기관 예산 운용지침에 따라 처우개선비 별도로 편성하도록 되어 있으나 추가적으로 고용기금, 산재기금의 각 사업비에는 반영되지 않고 있어요. 결국은 예산을 기재부에서 내려주지 않다보니 최저임금에 머물러 있게 된 것입니다. 산별노조의 힘으로 이런 부분들을 고쳐야 할 것 같습니다.
- 선전실 : 지부장님을 뵙고 말씀을 나눠보니 노동조합을 통해 하고싶은 일이 참 많을 것 같습니다. 당면한 지부의 과제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 박선혜 지부장 : 필수 인력 충원을 위한 재원 확보 및 합리적인 인사체계 마련을 공단이나 해당 부처에 지속적인 요구를 할 계획입니다. 다른 비슷한 공공기관 평균 보수 수준의 임금 격차 해소도 당연한 요구이고요. 사업비중 인건비를 별도 운영비에서 관리할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불명확한 전보기준의 정리나 경력 인정에 대한 여러 요구를 구체화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 선전실 : 윤석열 정부발 노조혐오가 판치는 세상입니다. 자신의 목숨을 던져서 노조탄압에 저항하는 시대가 다시 온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을 만들고 활동을 하시는 이유가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 박선혜 지부장 : 공공성 강화와 비정규직 철폐 등 투쟁의 역사와 민주노조 정통성을 조합원들과 하나된 마음으로 지켜왔고 활동했던 선배 노동자들이 많이 계시가는 걸 알고 있습니다. 가진 자와 못가진 자, 비정규직과 정규직, 탄압하는 자와 짓밟히는 자, 세상은 이렇게 나뉘어져 흉흉해지는 민심속에 노동자들은 죽고 다치고 지금도 투쟁들은 계속 되고 있습니다. 국가권력을 총 동원해 노조를 탄압하고 구조조정의 칼바람은 가차 없이 몰아 치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은 조합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울타리이고 강력한 연대의 힘으로 뭉쳐있는 걸 정부도 알기 때문에 그 강력한 힘을 무력화 시키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하나 하나의 촛불들이 모여 캄캄하던 밤하늘을 밝혀냈던 역사를 알기에 조합원들과 함께 더욱더 단결하고 연대하면서 흔들림 없이 지켜낼 수 있도록 저 역시 할 수 있는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 선전실 : 마지막으로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에게 하실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 박선혜 지부장 : 근로복지공단 지부도 가야할 길이 아직도 험난하지만 지치지 말고 함께 한다면 우리가 원하는 성과는 반드시 쟁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라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인데도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부당함이 존재합니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꿈꾸고 우리의 가치를 인정받고 따뜻하게 연대하면서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고자 오늘도 공공운수노조와 그 희망을 함께 할수 있도록 승리하는 그날까지 투쟁하겠습니다. 우리의 역사는 계속될 것입니다. 투쟁!!
#그럼에도_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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